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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게 고래여, 상어여? 이것은 고래상어다
저게 당뇨여, 아니여? 이것은 당뇨병전단계다
2026. 08. 12
“세상에서 가장 큰 어류는?” 이 질문에 흔히 받아볼 수 있는 답변으로는 대왕고래, 범고래 등이 있다.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답이다. 대왕고래가 지구 역사상 가장 거대한 동물이고 또 범고래가 가장 큰 돌고래인 건 맞지만, 둘 다 물에 사는 포유류일 뿐. 어류는 아니다.

이쯤 되면 제목에서부터 언급된 고래상어가 정답이란 것을 쉽게 눈치챌 수 있다. 정확히는 ‘현존하는’ 어류 중 가장 큰 종인데, 어찌 됐든 간에 고래상어는 우리와 친숙한 어류가 아님에도, 이 유명한 고전 인터넷 썰 덕에 많은 이들에게 그 이름이 각인되어있다.
이런 놈이 또 있다
고래, 즉 포유류가 아니라 그저 ‘고래를 닮은 상어’일 뿐인 고래상어. 우리는 이와 비슷한 또 다른 생명체를 안다. 이름하야 오리너구리! 부리 같은 주둥이를 가진, 털복숭이 동물. 포켓몬 고라파덕의 모티브로도 유명하지 않은가. 저게 오리여, 너구리여? 이것은 오리너구리다. 근데 얘는 고래상어보다 한 수 위다. 앞서 고래상어가 어류라는 설명에 의아해한 사람은 별로 없었을 테지만, 과연 오리너구리는 어떨까?

오리너구리는 포유류다. ¹알을 낳고 ²부화시키고 ³심지어 대소변과 알이 하나의 구멍에서 나오는 총배설강 구조를 가졌으면서, 포유류와 조류의 중간 단계가 아닌 완전한 포유류에 속한단다. 생물학적 이단아가 따로 없다. 오리너구리는 도저히 기존의 분류법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특징들을 한 몸에 지니고 있었고, 학자들은 머리를 싸매다가 결국 ‘단공류(單孔類, monotremes)’라는 독자적인 분류를 정립하기까지에 이른다.
PLUS!
- 수컷 오리너구리의 뒷발치에는 독 가시가 달려있는데, 독의 성분은 뱀이나 독도마뱀의 독 유전자와 유사한 방식으로 진화했다. 한마디로, 오리너구리는 파충류의 특징까지 가지고 있다는 것.
이런 놈이 또, 또 있다
그리고, 인간에게도 비슷한 게 있다. 정확히는 인간의 질병과 관련된 건데… 저게 당뇨여, 아니여? 이것은 당뇨병전단계다. 그렇다. 바로 당뇨병전단계다.
당뇨병전단계는 엄연히 당뇨병과는 구분된다. 소변으로 당이 배출되지도 않고, 심한 갈증이나 급격한 체중 감소와 같은 눈에 띄는 증상도 거의 없다. 보통은 당뇨약이라 불리는 경구 혈당강하제를 먹을 필요도 없고, 췌장 호르몬인 인슐린 주사 역시 맞지 않는다. 당뇨병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안전한 것도 아닌 상태.
대한당뇨병학회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30세 이상 당뇨병전단계 인구는 총 1,400만 명으로 추정된다. 이중 약 300만 명이 청년인데, 이는 청년 인구의 1/5이 당뇨병전단계임을 말해주는 수치다. 아무리 젊더라도 가족 중 당뇨병 환자가 있거나 본인이 복부비만·고혈압 등 고위험군에 해당한다면 꼭 주기적으로 혈당 검사를 받아야 하는 이유다.
고래상어는 어류고, 오리너구리는 포유류지만, 당뇨병전단계는 아직 당뇨병이 아니다. 하지만 매년 당뇨병전단계의 8%가 당뇨병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경계는 결코 안전지대가 아니다. 방치는 ‘상태’를 ‘질병’으로 만든다.
식사, 운동 등 생활 습관 개선을 통해 체중을 감량하면 당뇨병으로의 진행이 58%나 억제된다. 하지 않을 이유가 없고, 대단히 어려운 것 또한 없다. 해롭다는 건 하지 말고, 나쁘다는 건 먹지 마라. 숨이 살짝 찰 정도의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라. 특히, 당뇨병전단계 집단과 건강 집단의 가장 두드러지는 차이가 하루 평균 음주량이니만큼, 애주가라면 술과 거리두기를 적극 권장한다.
물론, 대단히 어렵진 않지만 실천하기 쉽지 않다는 것도 안다. 그럴 때마다 떠올리자. 고래상어는 포유류가 될 수 없고, 오리너구리는 조류가 될 수 없지만,
참고 문헌
- 대한당뇨병학회, Diabetes Fact Sheet in Korea 2024.
-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 서정윤, 신성희, 김유리, 박유경. (2025). 젊은 성인의 당뇨병전단계 여부에 따른 식습관 및 생활습관 비교분석. Journal of Nutrition and Health, 58(5), 468-483.



